우리 딸 하루의 두 번째 운동회 이야기입니다. ^^
유치원 운동회 인데 장소는 변함없이 근처의 '코도모노 쿠니(こどもの国:어린이 나라)'라는 큰 공원의 그라운드를 빌려서 했습니다.
아침일찍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코도모노 쿠니'로 향했더니 이미 주차장 앞에는 차들이 많이 들어서 있었습니다.
주차비는 1000엔으로 작년과 같았는데 작년에는 그라운드에 가까운 임시 주차장을 열어줘서 그라운드까지 가까웠는데
올해는 정문 주차장에 차를 세워야 해서 그라운드까지 좀 걸어야 했습니다.
코도모노 쿠니(こどもの国) 정문 앞에서...
카요는 올해 학부모회의 임원을 맡아서 임원임을 알리는 빨간 조끼를 하루 종일 입고 있어야 했습니다.
학부모회의 임원은 다들 하기 싫어하는 일이라 서로 미루는 경향이 있는데 카요는 전업 주부에 아이도 하나라 임원이 될 가능성이 커서
어차피 할 거면 졸업식이 있는 3년차(年長:넨쵸)보다는 2년차(年中:넨츄)에 해두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올해 임원을 지원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생각했던 것보다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하는 게 많아서 올해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 있습니다)
원래 운동회는 10/10(토)에 예정이었는데 태풍 때문에 하루 연기했다가 다시 1주일 연기했는데도 날씨가 안 좋아서
결국은 10/20(화)에 개최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날 하루 휴가를 내고 운동회에 참가했습니다.
운동회장이 유료 시설 안에 있는 관계로 티켓(입장권)도 사야 하는데 처음으로 운동회에 참가했던 작년에는 아이 유치원 운동회 구경하는데
티켓을 사야 해? (이건 뭐 고등학생 때 일일카페도 아니고..) 납득이 가지 않았는데 이제는 2년 차라고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제가 유치원 다닐 때는 운동회조차도 없었는데...)
정문을 통과하자마자 신나게 뛰기 시작 한 하루..^^
이날은 하루가 다니는 유치원 말고도 다른 유치원들이 소풍으로 방문해서 평일임에도 아이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는 정문으로 들어가는 건 이날이 처음이었네요.
정문에서 10분 정도 걸어서 도착한 그라운드는 이미 선생님들이 여기저기 꾸며 놓고 준비도 해 두신 상태였습니다.
(앞에 썼던 대로 카요가 임원이라 빨리 도착해야 해서 일찍 갔는데 다른 분들도 다들 일찍 오셔서 별로 티(?)가 안 났습니다. ^^;;)
그라운드 입구 앞에 선생님들이 달아 놓은 운동회 푯말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도라에몽으로 꾸며 놓으셨는데 그림은 인터넷에서 일러스트 받아서 인쇄했다고 해도
운동회(うんどうかい) 폰트는 어떻게 만드셨는지.. 혹시 찾아보면 도라에몽 폰트도 있나?
아무튼 퀄리티가 참 좋았습니다.
작년에 한번 와 봤다고 이제는 익숙한 그라운드...
작년에도 운동회 전에 비가 와서 그라운드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는데 어째 올해도 똑같았습니다.
일반(?) 학부모님들과 아이들이 입장시간을 기다리는 사이에 우리 집 임원분이 그라운드에 등판~~~
그사이에 하루는 도토리 줍기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입장시간이 10시 30분이 되니 대기하던 학부모님들이 천천히 입구 쪽으로 이동하셨습니다.
올해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운동회 프로그램을 많이 줄여서 오전 중에 끝낸다고 했는데 10시 30분에 입장해서 정말로 오전 중에 끝나나? 하고 의문이었습니다.
하루를 선생님에게 양도(?)하고 잠시 기다렸더니 하루와 아이들이 운동장으로 입장을 했습니다.
입장하면서도 뭘 자꾸 줍는 하루..^^;;
작년에는 운동회 때 자리 잡으려고 힘껏 뛰었었는데...
올해는 카요가 임원이라 임원 가족은 다른 사람들이 다 자리를 잡은 뒤에 마지막으로 들어갈 수 있어서
마지막에 천천~~ 히 걸어 들어갔습니다.
올해는 일정이 연기에 연기되어서 평일(화요일)에 열려서 그런지 아버님들이 별로 없어서 그랬는지 다른 분들도 자리 잡으려고 뛰는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아버님 한분은 오전 반차를 내고 오셨는지 정장을 입고 운동회가 시작하기 전까지 계속 메일을 보내고 계셨습니다. 아버지들 파이팅~~~)
카요는 임원석에 있어야 하고 하루는 아이들 대기석에 있고 저는 사진 찍으러 여기저기 움직여야 하니
어차피 저 혼자 자리에 앉아 있을 시간도 없을 것 같아서 사진에 보이는 아주 작은 돗자리 하나만 들고 가서 가방만 내려놓았습니다.
(작년에는 텐트까지 치고 도시락도 먹었는데 올해는 점심도 안 먹고 끝난다고 해서 저 작은 돗자리로도 충분했습니다)
드디어 준비가 끝나고 운동회가 시작되면서 아이들이 대기석에서 운동장으로 입장했습니다. ^^
하루는 학년에서 가장 키가 커서 항상 제일 뒤에 서서 찾기는 참 편합니다.
그런데 항상 집중을 못 하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네요 ^^;;
힘내겠다는 구호를 외치는 아이들...
에잇 에잇 오~~~~
하루의 첫 번째 출전 종목인 달리기~~~
준비~~~~(하루야 왜 너만 준비 자세가 반대야~~ㅎㅎㅎ)
땅!!!
다른 아이들은 이를 악물고 달리는데 실실 쪼개면서(?) 달리는 딸아이 ^^;;
그래~~ 웃는 얼굴이 보고 좋다 ㅎㅎㅎ
그런데 마지막까지 웃으면서 달린 하루가 1등을 했습니다 ^^
불과 1년 전인데 작년이랑 비교하면 정말로 천지차이네요
[일본 생활기/2019年] - 10.20 하루의 첫 운동회
달리기가 끝나고 단체 율동이 시작되기 전....
어디서 고무줄을 주웠는지 고무줄 가지고 노느라 또 집중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
하지만 막상 율동이 시작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주 잘했습니다.
선생님 따라서 포즈도 이쁘게 하고
엉덩이도 씰룩 씰룩~~~ㅎㅎㅎ
하루 율동을 계속 보다가 마지막에는 조금 감동했습니다 ^^
콩주머니 넣기를 하고 위해 다시 운동장으로 들어온 하루는 한동안 선생님을 붙잡고 안 놓아주었습니다 ㅎㅎㅎ
콩주머니 넣기는 작년과 똑 같이 '하나' 넣는 데 성공했습니다. ㅎㅎㅎ
콩주머니 넣기가 끝나고 나서는 바로 엄마와 함께하는 율동이 있어서 엄마가 운동장 안으로 들어갔더니
엄마를 꼬옥 안아주던 하루 ^^
하루야~~ 엄마가 그렇게 좋아? ㅋㅋㅋ
아이고~~ 우리 딸 이쁘기도 하지~~~ㅎㅎㅎ
그라운드를 넓게~~ 넓~~~~~게 쓰던 하루 ^^
위의 사진과 동영상은 아빠가 카메라와 캠코더를 양손에 들고 줌인 줌 아웃까지 하면서 나름 멀티 태스킹(?)을 한 작품(?)입니다.
(내 손은 삼각대다~~ 라며 자기 암시를 걸며 촬영을 했습니다 ㅋㅋㅋ)
그러고 보니 운동장에는 아이들이 그린 만국기를 걸어 두었는데
하루는 태극기와 가나의 국기를 그렸습니다.
하루가 태극기를 그린 건 그저 우연의 일치 인지... 아니면 선생님의 배려였는지....
아무튼 아빠는 하루가 그린 태극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왠지 모르게 조금 기뻤습니다. ^^;
올해는 운동회 종목을 많이 줄여서 하루는 엄마와 율동을 하는 걸로 끝이었는데
카요는 임원이라서 3년차(年長:넨쵸) 아이들이 릴레이 할 때 다리 펴고 앉아 있는(?) 역할을 해야 했습니다.
(카요는 이것 때문이었는지 다음날 허벅지가 근육통인 거 같습니다 했습니다 ㅎㅎㅎ)
올해도 운동회가 끝나고 아이들에게 금메달을 나눠 줬는데
작년에는 플라스틱이었는데 올해는 주물로 만들어서 묵직(?) 했습니다.
작년에는 금메달 받고 엄청 좋아했었는데 올해는 하품하고 있네요 ㅋㅋㅋ
금메달 메고 기념사진 찍자고 해도 이런 표정....^^;;;
마지막으로 하루가 그린 태극기랑 같이 기념 사진 찍으려고 하는데 세상만사 다 귀찮은 표정..^^;;;
오전중에 끝날 예정이라던 운동회는 오후 1시쯤에 끝났는데 점심 시간도 없이 그냥 끝나는게 아쉽기도 했는데
부모님들도 아이들도 지치지 않고 오후부터는 공원에서 놀 수 있어서 이렇게 일찍 끝나는 운동회도 괜찮다고 느꼈습니다.
내년에는 하루의 유치원 마지막 운동회인데 組体操(쿠미타이소: 탑쌓기 체조 ?) 보면서 우는 건 아닌지..걱정 입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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