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일(화)이 일본의 건국 기념일이라 공휴일이었는데 다음날인 2월 12일(수)에 하루 휴가를 내고 카요와 오랜만에 극장에 다녀왔습니다.
이날 휴가를 낸 이유는 저희가 일본에서 혼인 신고를 한 날이 2월 10일이라 (클릭) 매년 결혼기념일을 겸해서 2월 10일에 휴가를 내고
조촐하게 축하를 했는데 올해는 사정이 있어서 12일에 휴가를 냈습니다.
그러고 보니 하루가 태어난 뒤로는 결혼기념일이건 뭐든 간에 전부 하루가 생활의 중심이라 결혼기념일을 딱히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네요..
오랜만에 카요와 둘이서 극장 데이트를 하기로 하고 하루가 유치원에 보내고 난 뒤 일본에서도 화제인 '기생충'을 보러 갔습니다.
제 기억으로 마지막으로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갔던 게 2006년에 호주에서 카요랑 '해피 피트'를 보러 갔던 게 마지막이니
이번에 극장에 간 게 14년 만이네요 ^^;;
극장 입구에 걸려 있던 '기생충'의 포스터.
평일이라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극장에 일찍 도착해서 표를 사면서 좌석을 선택하려 했는데....
제일 앞줄과 두 번째 줄 좌석 이외에는 전부 매진 상태였습니다.
헉!....... 예매를 하고 왔어야 했는데.... 저희가 너무 쉽게 생각했었나 봅니다...-_-;;;
어쩔 수 없이 두 번째 줄 좌석의 티켓을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날은 여성은 티켓을 할인해주는 레이디스 데이라 카요의 티켓은 700엔 할인받을 수 있었습니다. 럭키~~~ㅎㅎㅎ
영화 상영시간까지 2시간 정도 시간이 남아 있었기에 카요랑 서점도 가고 간단히 점심도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하루에게 방해받지 않아서 편한 부분도 있었지만... 카요랑 둘이서만 점심을 먹을 때는 괜히 하루에게 미안한 기분도 들고 보고 싶었습니다.
하루가 있을 때는 카요랑 둘이서만 시간을 보내고 싶은 기분이 들고... 하루가 없으면 보고 싶고... 저도 제 마음을 잘 모르겠더군요 ㅎㅎㅎ
아무튼 드디어 상영 시간이 되어서 극장으로 돌아와서 영화를 보는 동안 먹을 간식거리를 샀습니다.
음료수랑 두 가지 맛의 팝콘 그리고 닭튀김....
극장 안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아서 영화가 시작되길 기다리면서 팝콘을 먹고 있었는데 다른 영화 예고편이 얼마나 많이 나오던지
영화가 시작하기도 전에 음료수는 거의 다 마시고 팝콘도 반 정도는 먹었던 것 같습니다.
닭튀김은 딱히 기대는 안 했는데 생각보다 맛이 괜찮았는데 콜라보다는 맥주에 잘 어울리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
그런데 자리가 스크린에서 가까워서 조금 위를 올려다봐야 해서 목도 아프고 스크린 전체가 한눈에 안 들어봐서 다음에 영화 보러
올 때는 꼭 예매하고 오기로 했습니다. ^^;;
'기생충'은 처음부터 끝까지 참 재미있었는데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온 뒤부터 많은 부분을 되짚어 보게 되고 유튜브에서 관련 영상들을 찾아보고 숨어져 있던 의미 등을 알고 더욱 재미를 느끼게 되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자막판으로 봤는데 저는 '네이티브 스피커'이다 보니 자막 없이도 영화 대사를 전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ㅋㅋㅋ )
나중에 영화에 나오는 집과 마을이 전부 세트였다는 걸 알고는 정말로 깜짝 놀랐습니다.
이날은 오랜만에 카요랑 둘이서 오붓하게 시간을 보내려고 하루를 유치원에 4시 30분까지 맡겨 두었는데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오고 나니 딱히 할 게 없었습니다....-_-;;;
할 게 없었다기보다는 둘이서 노는 방법을 잊어버렸다고 하는 게 더 적절한 표현일 것 같네요...
차를 타고 하염없이 빙글빙글 돌다가 하루가 좋아하는 빵집에 들려서 하루가 좋아하는 빵을 사고 결국은 한 시간 가까이 일찍 유치원에
하루를 데리러 가서 하루와 같이 하루가 좋아하는 날치알 초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
날치알 초밥을 두 접시씩 들어 올리는 딸아이 ㅎㅎㅎ
날치알 초밥도 실컷 먹고 우동까지 먹은 뒤 기분이 좋아서 밝게 웃는 딸아이의 웃는 얼굴을 보니 마음이 편해지네요 ㅎㅎㅎ
하루는 날치알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다 먹고 나서 접시에 남아 있는 날치알을 한알도 안 남기려고 접시를 핥아먹습니다 ^^;;
엄마가 하지 말라고 몇 번을 말해도 들은 척도 안 하고 결국 접시를 깨끗하게 청소(?) 해 버렸습니다. ^^;;;
집에 돌아와서 일찍 목욕하고 하루가 이빨 닦는 동안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이날 보고 온 '기생충' 관련 영상을 유튜브로 찾아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하루가 한국어로 "아빠~~~ 아빠~~ 이거 봐 봐~~"라고 해서 뒤를 돌아봤더니
예전에 할머니가 사다 주신 한글 자석 놀이로 자기 이름인 '하루'를 만들어서 아빠에게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
요즘 목욕하면서 목욕탕용 크레파스로 한글을 가르치면서 이름을 쓸 수 있게 되었는데 자석으로도 만든 걸 보고 깜짝 놀라서 좋아했더니
하루는 쑥스러워하면서도 은근히 기뻐하는 얼굴이었습니다 ^^
그래서 하는 김에 '김 하루'까지 가르쳐 줬습니다 ㅎㅎㅎ
자기 딸이라 그런지 딸아이가 자석으로 붙여 놓은 한글 이름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흐뭇했습니다. ^^
일본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있기 때문에 하루의 한국어는 일본어랑 비교하면 한참 부족 하지만 요즘 조금씩 착실하게 한국어가 늘고 있어서
저도 하루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너무 서두르지 않고 조금씩 가르치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하루가 한국어를 일본어랑 비슷한 수준으로 말하고 쓸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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