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안 좋아서 집에만 있다가 비 안 온다고 해서 주말에 어디 갈까 하다가 지난주 일요일(9.27)에 카와사키 다이시(川崎大師)에 처음으로
다녀왔습니다. (전에 다니던 회사에 있을 때는 자주 지나다녔지만 가본 적은 없었네요.)
아침에 일어나서 차를 타고 출발~~~
저희 집에서부터 일반도로(일본에서 일반도로는 고속도로보다 아래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밑에 길(下道 시타미치)이라고 합니다)로 1시간 정도 거리였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카와사키 다이시...(전철로 가시는 분은 케이큐(京急) 다이시선(線)의 카와사키 다이시 역에서 내리시면 됩니다.)
*잡설로 일본에서는 한국과는 달리 전철이 국역이 아니라 민영 기업들이 운영하고 있어서 노선명이 1호선 2호선 같은 게 아니라
노선명 앞에 우선 운영 회사 이름이 들어가는데 도쿄 쪽에서 운행하고 있는 전철 회사 이름을 들으면 대충 도쿄와 어디를 이어주는 노선을 운행 중인지 알 수 있는데 케이오(京王), 케이세이(京成), 케이큐(京急), 토큐(東急), 오다큐(小田急), 도영(都営), 도쿄 메트로(東京メトロ),東京メトロ 세이부(西武) 등등등... 그리고 예전에 국철이었던 JR을 포함하여 전철 회사도 많고 또 회사별로 노선도 많아서 처음에 도쿄에 와서 전철로 이동할 때는 머리 아팠는데 이제는 대충 노선도도 머릿속에 들어있을 정도로 이곳에서의 생활도 많이 익숙해졌네요.
아무튼 역 앞의 교차로를 지난 뒤 오모토산도(表参道)의 상점가를 통과해서 카와사키 다이시로 향합니다.
*'오모테산도'는 사찰(寺)이나 신사(神社)로 향하는 참배길(参道)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찰이나 신사를 방문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가게들이 모여서 상점가가 생겨난 곳이 많습니다. 관광지로 유명한 하라주쿠의 '오모토산도'도 메이지진구(明治神宮)로 향하는 참배길입니다.)
카와사키 다이시는 교통안전에 효엄이 있기로 유명한 곳이라 카와사키시를 비롯해서 주변 지역에 돌아 다니는 차들은 카와사키 다이시에서 받은 안전기원 부적(?) 스티커를 붙이고 있는 차가 엄청 많습니다.
역에서부터 카와사키 다이시까지는 걸어서 10~15분 정도인데 연초(年初)에는 하츠모우데(初詣 새해 기원)로 방문하는 사람들로 넘쳐나서 1시간 이상 걸린다고 했는데... 이날은 코로나의 영향인지 상점가의 대부분은 셔터가 내려진 상태로 으시시한 분위기까지 났습니다.
오기 전에 인터넷으로 가장 저렴한 주차장을 찾아두고 왔기에 카와사키 다이시를 조금 지나쳐서 다이시 공원(大師公園)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카와사키 다이시로 향하던 도중 하루가 휴식을 취하고 있던 길냥이를 발견하고 발걸음을 멈추었습니다.
그런데 고양이를 보고 싶어서 다가가고는 싶은데 무서워서 가지도 못하고 멀리서 그냥 지쳐만 보고 있던 하루..^^;;
이대로 있다가는 하루 종일 서 있을 것 같아서 아빠가 손을 잡고 고양이에게 데려다줬는데 아빠랑 같이 있어도 무서운지 조금 주저 하면서도
고양이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런 저희를 보고 고양이는 귀찮았는지 기지개 한번 쭉~~ 펴고 자리를 옮겼습니다.
서두르는 기색도 없이 그저 터벅터벅 걸어가면서 가끔 뒤돌아서 저희를 봤습니다.
카와사키 다이시로 들어가는 입구와도 같은 다이시 나카미세(大師仲見世) 앞에서 우선은 기념사진으로 기록을 남깁니다...
원래대로라면 사람들이 많았을 것 같은 나카미세 안에도 손님이 거의 없어서 쓸쓸한 분위기였습니다.
들은 이야기로는 '아메(飴:사탕)'을 만들어서 즉석에서 잘라주는 게 유명하다고 했는데 손님이 없어서 그런지 사탕 가게에서는 사탕 자르는 칼로 사탕도 없는 도마를 두드리며 마치 사탕을 자르고 있는 것처럼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저희가 가게 앞을 지나가기만 해도 한번 구경하고 맛보라면서 가게 홍보를 열심히 하셨는데..
코로나의 영향으로 손님이 줄어서 얼마나 고생하고 계신지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여서 안타까웠습니다.
뭐든지 보기만 하면 만져보려고 하는 딸아이와 그런 딸아이에게 만지지 말라고 하는 아빠와의 끝없는 실랑이가 하루 종일 계속됩니다.^^;;
잡화점 앞에서 말리고 있던 우산을 보고 그 안으로 기어 들어가려고 하던 딸아이...^^;;
저도 어렸을 때 그랬지만 아이들은 왜 저렇게 좁은 곳에 들어가는 걸 좋아하는 걸까요...
나카미세 안에는 다루마(だるま달마)를 팔고 있는 가게도 많아 보였습니다.
카와사키 다이시의 입구...
상점가와 다름없이 그냥 썰렁~~~~ 합니다.
사람이 적은 만큼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도 줄어드니 좋은 반면 분위기가 썰렁해서 관광지에 온 기분이 전혀 안 났습니다.
(역시 관광지는 어느 정도 사람들이 북적거려야지 분위기도 나고 좋은 것 같습니다.)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하루가 스미요시(住吉)라는 가게 앞에 전시되어 있던 동상(?) 사이에 멋대로 들어가서
사진을 찍어 달라고 아빠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요즘 들어 사진 찍는 것에 대한 인식이 변했는지 자기가 마음에 드는 것이 있음면 같이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합니다 ^^;
처음으로 브이 포즈 했을 때랑 비교해보면 정말로 많이 자연스러워졌네요 ^^
[하루의 성장 일기/2017年] 04.13~05.02 오랜만의 외갓집
위의 포스팅이랑 비교해 보면 이제는 아기가 아니라 어린이 티(?)가 물씬 풍기네요 ㅎㅎㅎ
본당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한방 찍고 경내를 구경하러 갑니다.
우선 하루가 쉬야하고 싶다고 해서 화장실을 찾아갔습니다. ^^;;
화장실 앞에는 멋진 5층 탑도 있었습니다.
(화장실은 새로 지었는지 얼마 안 되었는지 깨끗한 편이었습니다.)
츠루(つる학)의 연못이라는 곳 주변에는 버들 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었는데 잠시 천안의 그 능수버들이 생각났습니다.
다리 위에 올라서서 사진을 찍었는데 뒤에 배경들이랑 같이 찍었더니 하루랑 카요가 거의 안 보이네요 ^^;
바닥이 콘크리트였던 인공 연못이었는데 잉어랑 거북이(?) 자라(?)가 꽤 많았습니다.
이곳을 지나가는 것으로 일본 전국 100곳의 관음성지를 참배한 것과 같은 효엄이 있다던 코스...
아니 이렇게 간편한 시스템이 있었나? ㅎㅎㅎ
마치 일본이 아닌 동남아시아의 어느 사찰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던 약사전(薬師殿)...
들어가기 전에 건강을 기원하며 향의 연기를 쐬고 나서 안으로 들어 들어갔습니다.
사진 촬영은 안 했지만 이곳 안에는 12 간지(?) 12 지신(?) 별로 기원할 수 있는 곳도 있고 기념으로 스탬프도 찍을 수 있어서
기념으로 저희 세 명 다 각자의 띠별로 스탬프를 찍어서 가지고 나왔습니다.
스모에 전혀 관심이 없어서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리키시(力士: 스모선수)의 동상도 있었습니다.
관심이 없다 보니 바로 옆에 설명이 쓰여 있었는데 보지도 않았네요..
야타이(屋台:포장마차)도 조금 나와 있었는데.... 나카미세의 상점가보다 상황이 더 나빠보였습니다.
이 정도면 열지 않는데 더 손해가 적을 것 같은데 다들 괜찮으신가 걱정이 될 정도였습니다.
총으로 맞춰도 절대로 쓰러질 것 같지 않은 상품들을 늘여놓은 사격장도 있었는데... 상품만 빼고는 '레트로' 그 자체였습니다.
카요의 고향인 토쿠시마(徳島)를 포함한 시코쿠(四国) 지방의 사찰 88곳을 순례하는 코스로 유명한 오헨로(お遍路)의 시초인
코우보 다이시(弘法大師)의 상도 있었습니다. 다이시(大師)는 대사로 역사책에 나오는 원효대사의 그 '대사'입니다
오헨로가 궁금하신 분은 여기를 (클릭)
순례길에 신는 짚신에 물을 뿌리면서 건강을 빌었습니다.
경전을 보관하는 곳에 들어갔더니 응? 한글이....
그것도 그 유명한 고려대장경의 반야심경판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도 본 적이 없었는데.. 정말로 가야산에 가야만 볼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조계종에서 기증한 걸로 안내되어 있었습니다.)
거기다가 천장의 그림의 쌍용(双龍)은 한국의 인간문화재(人間国宝 인간 국보라고 써 두었네요) 이만봉(李萬奉) 스님이 그리셨다고 하네요
설명을 찾아보니 불교가 인도에서 중국과 한국(조선반도)을 거쳐서 일본에 전파된 걸 의미한다고 합니다.
뜻하지도 않은 곳에서 한국을 접할 수 있어서 갑자기 무언가 뜻깊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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