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는 금요일부터 3 연휴였는데 목요일에 휴가를 내고 4일간 쉬었습니다.
(근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이면 이날 거래처에 트러블이 발생해서 다른 직원이 대신 처리해 줬는데 이래저래 신경 쓰여서 오전 중에는 마음이 쉬지를 못했습니다.)
요 근래 코로나 때문에 계속 집에만 있어서 하루가 스트레스 쌓일까 봐 오랜만에 쇼난(湘南)에 가서 바다도 보고 공원에서 자전거도 타고 오기로 하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작년 여름에도 다녀왔던 츠지도 카이힌 공원(辻堂海浜公園)으로 향하던 중 츠지도 역 앞에 있는 테라스 몰 쇼난(Terrace Mall 湘南)에 들려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코로나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평일이라 그런지 쇼핑몰 안의 레스토랑은 한산한 분위기였는데 나중에는 자리가 꽉 차더군요..
쇼핑몰의 테라스에서 바라본 츠지도(辻堂) 역 앞의 모습...
테라스에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간단한 놀이기구도 있어서 하루가 보자마자 달려갔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닌데 하루는 재미있다면서 아주 좋아하더군요 ^^
쇼핑몰에서 정말로 밥만 먹고 나와서 다시 공원으로 향했는데 예전에 왔을 때 주차장이 비쌌기에
이번에는 오기 전날에 근처에 저렴한 주차장을 알아보고 왔습니다.
공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었지만 12시간에 700엔이라는 매력적인 가격에 주차장부터 공원까지 사이좋게 가족 3명이서 걸어갔습니다.
쇼난이라 그런지 주차장 간판도 왠지 분위기가 다르네요 ㅎㅎㅎ
(쇼난은 슬램덩크를 비롯해서 각종(폭주족&불량) 만화의 배경으로도 유명하고 서퍼들이 즐겨 찾는 곳입니다.)
주차장을 알아볼 때 5대 밖에 못 세우는 곳이라서 자리가 없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면서 주차장에 도착했더니
말 그대로 텅~텅~비어 있었습니다.(나중에 돌아 왔을때는 역시나 만차 였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간판에도 그려져 있지만 좁은 곳이라 주차장에 진입 할 때도 후진으로만 들어가야 했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엄청 큰 단지를 지나서 10분 정도 걸어서 공원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공원에 심어진 나무들만 봐도 도쿄랑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서 기분이 상쾌했습니다.
거기다가 시원하게 펼쳐진 잔디밭까지 보니 오랜만에 가슴속까지 시원~했습니다. ^^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요 근래 자전거 타는 거 좋아하는 하루를 데리고 우선 무료 렌탈 자전거 코너로 갔는데.....
헉!!! 코로나의 양향으로 자전거 코스는 휴업 중이었습니다... 0_0;;;
아~~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인데... 왜 오기 전에 안 알아보고 왔을까요....-_-;
하루도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습니다...
하루에게 오늘은 자전거 안 하는 날이라서 못 탄다고 설명을 해주니 실망이 컸는지
정말로 고개를 푹~~~~ 숙이고 발걸음을 옮겼습니다...-_-;; 하루야 아빠가 잘 알아보고 왔어야 했는데 미안하다~~~
그런데 예전 같으면 설명을 해도 계속 자전거 탈 거라고 칭얼거렸을 텐데 이제는 설명해주면 이해를 할 정도로 성장했네요..ㅎㅎㅎ
어쩔 수 없이 자전거는 포기하고 지난번에 왔을 때 (클릭) 좋아했던 썰매를 타러 갔습니다.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자전거는 안되는데 썰매는 괜찮은가 봅니다..)
작년에 왔을 때는 아직 작아서 아빠랑 둘이서 타야 했는데 이번에는 혼자서 탈 수 있었습니다.
혼자서 탈 수 있다면서 자신 있게 썰매를 받아 들고 언덕을 올라가는 하루를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자기 키 만한 썰매를 불편하게 들고 낑낑거리면서 힘들게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차례를 기다려서 출발지점에 앉은 하루....
혼자 타는 게 처음이라 그런지 불안해 보이는 표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썰매가 출발하자마자 바로 환하게 웃었습니다.
얼마나 신났는지 입이 정말로 ;D처럼 보였습니다 ^^
내려오자마자 다시 바로 올라가서 썰매를 타고 내려오기를 몇 번을 반복하더니 이제는 언니 오빠들을 따라 하면서 썰매를 들고 올라가는 모습도 많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하루 몸무게가 가벼워서 그런지 실제로 썰매는 느렸지만 그래도 신나는지
몇 번을 타도 계속 하루의 웃는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저희도 좋았습니다 ^^
어느 정도 썰매를 타고나더니 만족했다면서 다른 놀이를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정말로 예전 같으면 아빠랑 엄마가 "이제 끝~~" "마지막이야~~"라고 몇 번을 말해도 끝날 줄을 몰랐었는데....
여기서 또 한 번 하루의 성장을 느꼈습니다.
썰매 타기가 끝나고 나서는 잔디밭에서 엄마랑 술래잡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래~~ 신나게 뛰어야 밤에 일찍 잠들지~~라고 생각하면서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었는데
신나서 정신없이 뛰는 모습을 보고 넘어지는거 아닌가~~ 하고 생각하던 순간 바로 넘어지더군요 ^^;;
그리고 바로 술래잡기가 끝나 버렸습니다.ㅎㅎㅎ
넘어지고 난 뒤에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서 엄마랑 같이 걸어왔는데
아빠를 보자마자 흙으로 더러워진 손을 보여주면서 넘어진걸 강하게 어필을 했습니다 ^^;;
상처도 없고 그냥 흙이 묻은 것뿐이라 손을 씻으러 가는 김에 공원 건너편에 있는 바다도 보고 오기로 했습니다.
이날은 오랜만에 간이 텐트를 들고 가서 짐을 넣어 두었기에 불편하게 짐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어서 편했습니다.
서핑으로 유명한 쇼난이라 파도가 거친 편인데 이날은 바람이 얼마나 강하던지 모래사장에 가는 건 포기하고
전망대에서 잠시 바다를 바라보는 걸로 만족했습니다.
(공원에서는 바람이 별로 강하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바닷가에 심어둔 소나무들이 바닷바람을 전부 막아 주었나 봅니다)
사진에 보이는 작은 섬은 에노시마(江ノ島)로 유명한 관광지여서 그 근처에 가면 분위기가 확 변합니다. ^^
전망대 근처에 있던 아이스크림 자판기에서 하루가 좋아하는 초콜렛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카요도 같이 하나 샀는데....자판기에서 전혀 다른 맛의 아이스크림이 나왔습니다. ^^;;
거기다 아이스크림이 조금 녹은 상태라 하루에게도 빨리빨리 먹으라고 해야 했습니다.
자판기가 바닷바람에 녹도 많이 쓸고 외관상 좋아 보이지 않았는데...
설마 다른 아이스크림이 나오고 거기다 녹아 있는 상태일 줄을 상상도 못 했습니다.
자판기 앞에서 조금 녹은 초콜렛 아이스크림을 서둘러 먹던 하루가 느긋하게 들어 누워서 쉬고 있던 고양이 한마리를 발견하고는
무서워하면서도 관심이 있는지 천천~~ 히 다가가기 시작했습니다...
고양이가 누워 있던 자리 뒤에는 "지역 고양이들에 대한 이해를 부탁드립니다"라는 간판이 서 있었는데
지역의 문제인 주인 없는 고양이들을 봉사자 분들이 먹이도 주고 피임 관리하면서 최종적으로는 이러한 고양이들이 생기지 않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니 봉사자 이외에는 먹이를 주지 말라고 써 있었습니다.
점점 다가오는 하루를 발견한 고양이도 천천히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자 하루도 고양이와 같이 천천히 자리를 옮겼습니다 ^^;;
녹아 흘러내리는 아이스크림도 먹어야겠고... 고양이도 따라가야겠고....ㅎㅎㅎ
바람이 너무 강해서 다시 공원으로 돌아가는 길에 하루가 다른 '지역 고양이'를 발견해서 공원으로 돌아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
공원에서 하루가 "아빠~ 비행기~~~"라고 해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비행기 한대가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에 하얗게 수를 놓으면서 지나가고 있어서 줌을 최대한 당겨서 사진을 찍었는데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하고 싶을 정도로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
(더 당겨서 찍고 싶었으나 지금 가지고 있는 18-200 렌즈로는 한계였습니다)
공원의 문어처럼 생긴 미끄럼틀이 있는 곳에 하루를 풀어(?) 주니 물 만난 고기 마냥 신나게 뛰어다녔습니다 ^^
미끄럼틀에서 미끄러져서 다치지 않도록 맨발로 놀게 해 줬더니 '미래소년 코난' 같이 뛰어다녔습니다 ㅎㅎㅎ
그러고 보니 '2020 원더 키디'가 한참 먼 미래의 이야기 같았는데...
생각해보니 올해 였네요..그리고 저는 로봇이 아닌 '출퇴근'과 통장 잔고와 싸우고 있네요.
그리고 로봇보다 무서운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뒤덮고 있어서 걱정 입니다.
아무튼 하루는 아무 걱정 없이 신나게 뛰어놀았습니다. ^^
오랜만에 카메라를 꺼내 들고 나왔는데 역시 사진은 카메라로 찍어야 제맛이네요..(근데 들고 다니기 귀찮아서...)
마지막으로 일본식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인 다루마상가 코론다(だるまさんが転んだ)를 하고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차를 세워 둔 주차장앞에서 길을 건너려고 서 있을때 카요가 쓰고 있던 모자가 갑자기 분 바람에 차길로 날라갔었는데
운전자 분이 친절하게 차를 멈춰 주시고 때마침 신호도 보행자 신호로 바뀌어서 모자를 주울 수 있었습니다.
신나게 놀고 집에 돌아와서 목욕하고 저녁까지 먹은 뒤에 양치질만 하면 되는데
엄마가 양치질해주는 시간이 가까워지자 하루가 갑자기 조용~~ 히 거실 구석으로 가더니 엄마가 양치질 못하게 벽에 꼭 달라붙어서
완벽하게 가드를 하고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고 있자니 웃음이 나왔습니다. 하루야~그렇게 양치질하기 싫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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