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 오고 난 뒤에 만약을 위해 보안 카메라를 설치했었는데....
그로부터 약 2년이 지난 며칠 전... 계단 앞에 달아 둔 카메라의 영상이 안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는 현관 앞 카메라까지 두대가 안 나왔습니다. -?-;;)
뭐지? 뭐지? 하다가 주말에 시간 내서 카메라를 점검했더니
카메라와 케이블의 커넥터 부분에 빗물과 진흙이 스며 들어서 단자 부분이 녹슬어 있는 상태 였기에 접촉 불량인거 같았습니다.
알코올로 최대한 닦고 난 뒤에도 이미 녹쓸어 버린 단자 부분은 되살릴 수 없었기에 그냥 포기하고 커넥터 부분을 새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카메라에 연결해 두었던 케이블도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카메라 설치할 때 최대한 방수처리를 한다고 했는데 부족했었나 봅니다. -_-;)
회사에서 기술부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안 쓰는 압착기와 커넥터가 있다면서 빌려 줬습니다 ^^
럭키~~~
우선 연습 삼아 랜 케이블의 커넥터를 교체 해 보기로 하고 녹슨 커넥터 부분은 잘라내고 8가닥 케이블을 커넥터에 위치 맞춰서 넣은 뒤에
압착기로 꾸욱~~~ 눌러 주면...
짠~~~ 마치 새것처럼 케이블이 되살아 났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뭐 간단하네~~ 금방 끝나겠네~~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케이블로 연습도 했으니 드디어 메인인 카메라의 케이블을 교체하기로 했는데...
랜 케이블과는 달리 카메라의 케이블은 전부 몰딩 처리되어 있어서 핀 맵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핀맵을 확인 하려고 조심조심하면서 몰딩 부분을 펜치로 까(?) 내어서 겨우 단자 부분이 나왔는데...
도중에 케이블이 몇 개 끊어져서 배선상태를 전부 파악하는데 실패했습니다.
이렇게 된 거 어쩔 수 없으니 우선 확인된 케이블 위치는 메모해 두고 위치 불명인 케이블은 감(?)으로 위치를 정해서 케이블을 만들었는데..
전혀 반응이 없었습니다. 다시 케이블 위치를 바꿔가면서 몇 번을 만들어 봐도 카메라는 움직일 생각을 안 했습니다. -_-;;;
인터넷에서 핀 맵을 찾아봐도 RJ45 규격의 여러 종류의 핀 맵이 있었지만 제가 쓰고 있는 카메라는 배선 규격이 다른지 케이블 색깔도 다르고 도움이 되는 정보가 전혀 없었습니다. (이때부터 작업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보안 카메라 컨트롤러와 연결된 케이블대로 만들어 되잖아~~~ 라는 생각과 함께 왜 그 생각을 못했지?라고 바로 집 밖으로 뛰어 나가서 케이블을 확인했더니.... 이런....-_-;;; 케이블이 카메라랑은 전혀 달라서 아무런 도움도 안 되었습니다.
답변이 올 거라고는 거의 기대도 하지 않은 상태로 제조 업체에 핀 맵에 대해 문의 메일을 보내 봤더니 이틀 뒤에 Hi friend라며 핀 맵과 함께 답장이 왔습니다.
메일을 본 순간 너무 기뻐서 정말로 Leon이라는 담당자랑 친구 먹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알려준 대로 케이블을 제작해봐도 카메라는 꼼짝도 안 했습니다.
친구 믿었다가 뒤통수 맞았네요..-_-;;
결국 참지 못하고 카메라 본체 부분을 분해해서 케이블이 연결된 PCB에 인쇄된 정보를 베이스로 제 나름대로 다시 한번 케이블을 만들어 봤는데 역시나 그렇지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이쯤 되면 케이블이 아니라 카메라가 고장 난 게 아닌가 의심해 볼만도 한데 절대로 케이블만 교체하면 될 거라고 오기(?)가 생겨서 여기서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문제없는 카메라를 테스터기로 통전 확인하면서 핀 맵 확인하면 되잖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걸 왜 이제야 생각이 난 건지 머리 한 대 맞은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점점 나이 들면서 머리도 안 돌아가기 시작하는지
이때까지 고생한 게 생각나면서 자신이 조금 한심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집에는 테스터기가 없어서 다시 회사 기술부에 가서 안 쓰는 테스터기를 빌려 와서 주말에 작업을 재개했습니다.
통전 확인할 때는 혼자서 하기 힘들어서 이때는 카요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통전 확인하면서 핀 맵을 하나씩 그려 나갔습니다.
힘들게 알아낸(처음부터 이렇게 했으면 전혀 힘들지 않았겠지만) 핀 맵으로 최종적으로 만든 케이블 4&5, 7&8번은 쇼트시켜 줘야 했습니다.
원래 카메라는 암컷 커넥터에 연장 케이블은 수컷 케이블이었는데 암컷 커넥터는 구할 수가 없어서 수컷 커넥터를 달고 연장 커넥터를 사용해서 사용할 계획이었기에 크로스로 만들었어야 했는데 그 점을 깜빡 잊어버리고 스트레이트로 만들어서 다시 고쳐야 했습니다.
그렇게 만든 케이블을 본체에 연결하고 두근두근 거리면서 잠시 지켜봤더니 그렇게 기다렸던 화면이 나왔습니다 ^^
이때 혼자서 환희와 함께 보디 블로우 치는 것 같은 펀치(?)가 나왔습니다 ㅎㅎㅎ
카메라 동작까지 확인하고 난 뒤에는 글로건으로 피복을 만들어 주면서 커넥터 안으로 빗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구멍(?)을 전부 막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이소에서 사 온 융착 테이프로 마무리 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 테이프는 써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로 물건입니다...
예전에 우연히 발견하고 처음 써 봤을 때는 정말로 감동했을 정도입니다.
접착제가 없어서 끈적끈적하지도 않고 그런데도 잘 붙고 잘 늘어나서 정말로 거의 만능입니다.
아이를 포대기로 싸주는 것 마냥 꼼꼼하게 잘 싸주는 걸로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렇게 몇 번이고 몇번이고 커넥터를 잘라내고 다시 달고 하는 사이에 어느덧 눈에 띄게 짧아진 케이블...^^;;
하지만 다시 작동하니 저는 아주 만족스럽고 짧은 케이블이 귀엽게까지 느껴졌습니다. ㅎㅎㅎ
그동안 카요는 제가 고생하는 것처럼 보여서 걱정이었는지 새로 하나 사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었는데 저는 짜증은 나면서도 이런 작업이
싫지는 않았기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요즘은 한 세트에 어느 정도 하는지 가격을 알아보기는 했습니다 ^^;;)
한동안 비 오는 날이 계속되었기에 카메라는 집안에 보관해두고 있다가 주말에 비가 안 오는 날이 있어서 서둘러서 재 설치 작업을 했습니다.
저에게는 거의 정글처럼 보이는 현관 앞 화단...
역시나 다이소에서 사 온 랜 케이블 연장 커넥터를 들고 정글(?)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밖에 설치해 두었던 케이블도 쓸 수 없는 상태였기에..
고민 없이 싹둑~~~~
그리고 새로운 커넥터로 교체~~ 핀 배선 위치가 보이니 이건 뭐 카메라 작업했던 거랑 비교하면 껌(?)이었습니다. ㅎㅎㅎ
다음에 또 이 짓(?)을 하기 싫어서 이번에는 연장 커넥터 부분의 방수 처리를 완벽(?)하게 해 두기로 하고 볼품은 없지만 페트병을 잘라서 알맞은 사이즈로 만들어서 그 안으로 넣어두고 빗물이 스며들 수 있는 구멍은 에어컨 배관 커버 설치할 때 사고 남은 패티로 꼼꼼하게 막아 뒀습니다.
[일본에서 집사고 꾸미기] - 에어컨 배관 커버 설치 & 뒷 뜰 정리
사진은 안 찍었지만 다른 카메라 한대도 같은 방법으로 케이블 교체 & 방수 처리를 해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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