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책상 연장용 테이블을 만들었을 때 이야기를 올렸었는데...
[일본에서 집사고 꾸미기] - 2020.03.08 책상 연장용 테이블 만들기
그 뒤로는 어느정도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었는데 컴퓨터 하면서 아이패드로 공부도 하고 책 펴고 메모도 하려고 하면 책상 깊이가 짧아서
책상 깊이가 좀 더 깊었으면 하는 불만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시간도 없고 무엇보다 귀찮아서 그냥 대충 참고 지내다가 연말에 시간 날 때 해치워버리고 내년부터는 스트레스 없이 공부하려고
간단히 치수 측정해서 저녁에 혼자 홈센터로 향했습니다. (근데 요즘 많이 바빠져서 퇴근하고 와서 공부할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네요..-_-;)
홈센터에 도착해서 망설임 없이 목재 판매장까지 자연스럽게 이동해서 필요한 목재가 어디 있는지 안봐도 알 정도로 익숙해졌습니다. ㅎㅎ
언제나 그렇듯 가격을 중시해서 고르다 보니 매번 비슷한 목재를 사게 되는데 이날은 13mm 두께의 삼나무재를 샀습니다.
가격은 한판에 1243엔(소비세 포함)으로 3판을 사고 한 컷트에 40엔을 주고 필요한 치수로 컷팅을 해가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니 이미 늦은 시간이라 이날은 그냥 두고 다음날 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고 정신을 차린 뒤에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우선 책상 뒤쪽에 목재를 가설치해서 사이즈를 봤는데 다행히 큰 문제는 없어 보였습니다.
사이즈도 문제없는 걸 확인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하러 책상이랑 목재를 우선 밖으로 빼내는데...
호기심 많은 딸아이가 아빠가 또 뭘 하나 싶었는지 만화영화보다 말고 달려와서 아빠의 작업을 도와주겠다면서 방해(?)를 시작했습니다.
구석 좁은 곳에 기어 들어가서 비밀 기지가 생겼다면서 좋아했는데..
다른 때 같으면 그냥 옆에 앉아서 조금씩 도와주라고 했겠지만.. 이 날은 위험한 게 많아서 겁을 주고 멀리 떨어져 있게 했습니다.
우선 지난번에 만든 연자용 테이블의 사이즈 조절이 필요해서 일단 전부 해체한 뒤에 불필요한 부분 잘라내고 다시 조립했는데
지난번에 만들 때 수납 공간 만들 때 정면에서 나사못을 밖았던 게 마음에 안 들어서 급히 계획을 변경해서 전날 사 가지고 온 목재로 교체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만들 연장 테이블의 설계도 조금 변경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정면부의 목재까지 교체하고 나서 다시 한번 가조립 상태로 치수를 확인했는데....
이제는 상판 부분만 재질이랑 색상이 다른 게 또 마음에 안 들고 계속 보고 있으니 못 참을 정도로 싫어져서
결국 상판 부분도 전날 사 온 목재를 다시 뒤뜰에서 사이즈에 맞게 잘라서 교체했습니다.
새로 만들 부분의 다리로 쓸 목재를 이렇게 두 개나 써 버려서 급히 원래 디자인을 버리고 최대한 하중 강도를 높일 수 있도록 머리를
굴려봐도 재료가 없으니~~~~(그래도 책상이랑 지난번에 만든 테이블로 어떻게 부하를 분산시키기로 했습니다.)
그 뒤로는 사진 찍을 여유도 없을 정도로 뒤뜰이랑 방을 오가면서 '쿵탁 쿵탁 드르르르륵 쿵탁 쿵탁' 하면서 조립을 마치고 책상까지
밀어놓고 거의 완성된 모습을 보니 그래... 고생은 했지만 그래도 괜찮네~라며 자신을 위로했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예전에 쓰던 가구 버릴 때 뜯어 놓고 계속 보관하던 콘센트를 달기로 했습니다.
(책상 위에 콘센트가 없으니 가끔씩 아쉽더라고요)
대~충 콘센트를 집어넣을 곳에 볼펜으로 표시를 해두고
드릴이랑 톱으로 구멍을 뚫어서 콘센트를 삽입하고 고정하면 끝~나는 간단한 일인 줄 알았는데...
이게 알맞게 구멍 뚫는 게 쉽지 않더군요...
제가 가지고 있는 톱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마지막에는 조각칼을 가지고 정말로 후벼 파기까지 했는데...
위에서 보면 안 보이지만 밑에서 보면 아래 사진처럼 처참합니다....-_-;;;
거기다가 중간중간 청소기로 청소하면서 작업했는데도 아래와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이게 집안에서 할 일은 아니었는데 목재 사이즈를 벽 간격에 너무 딱 맞게 만들었기에 조립하고 난 뒤에는 빼낼 수가 없었습니다..-_-;;
너무 딱 맞게 만들어도 안된다는 교훈을 이번에 얻었습니다.
그렇게 조금 고생은 했지만 완성(?)된 모습...
깔끔하니 괜찮네요...
그런데 수납 부분을 다시 만든다는 걸 깜박하고 다시 밖으로 꺼내서 아래 사진과 같이 수납 부분을 다시 만들었습니다.
이번에는 정면에서 봤을 때 나사가 안 보이게 하려고 수납 부분을 만들 때 정말로 대가리(?) 좀 굴렸습니다.
가장 안쪽에는 기다란 물건을 넣어 둘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카메라 삼각대 같은 걸 넣어 둘 예정입니다.
아무튼 그렇게 작업을 마무리하고 청소도 다시 꼼꼼히 하고 책상 위를 전부 알코올로 닦고 모니터를 다시 올려 뒀더니....
헉!!! 전원 케이블을 통과시킬 구멍(?)이 없다..... 0_0;;;
으아~~~~~순간 자신에 대한 화가 꼭대기까지 차 올랐다가 다시 진정하고 전부 다시 빼내서 모니터 전원 케이블이랑 다른 케이블들을
통과시킬 구멍을 드릴과 톱으로 깎고 사포로 다듬고 (아... 집 안에서 하면 먼지 날리고 안되는데...-_-;;) 거기다가 이제는 힘들고 짜증이
섞이기 시작하면서 점점 대충대충 작업하는 나쁜 버릇이 다시 나왔습니다..(그나마 위안인 건 모니터 뒤쪽이라 못생긴 구멍이 안 보입니다.)
거기다가 아래처럼 스탠드도 고정해야 하는데
스탠드를 집어넣을 스페이스가 없어서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벽 쪽에 있는 목재도 억지로 깎아서 스탠드를 넣고 고정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청소를 다시 (이날 청소만 몇 번을 했는지..) 모니터랑 서랍들도 원래 위치로 돌려놓는 걸로 작업 끝.....
재료값도 그렇고 이렇게 고생할 줄 알았으면 그냥 이케아 가서 사이즈 맞는 책상을 하나 새로 하는 게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했었지만
이렇게 사이즈 딱 맞는 제품은 없을 거야 (찾아보지도 않았지만)라면 자기 암시(?)를 걸면서 그래... 너 고생했지만 잘한 거야라고
자기 자신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넓어진 책상을 보니 나름 깔끔하니 만들길 잘한 거 같았습니다.
그런데 위에 사진을 찍고 나서 몇 시간 뒤에는 아래와 같이 책상 위가 어수선 해졌습니다...-_-;;
역시 집이고 책상이고 생활감이 느껴지는 순간 끝인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카페에 있을법한 원목으로 만들어진 멋진 책상을 가져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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