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3 지렁이 퇴치 작전

 

 

 

어느 순간부터 저희 집 뒷 뜰에 뭔지 모르겠지만 바닷가의 게 집 같은 게 하나둘씩 생기더니

어느새 뒷 뜰이 징그럽게(?) 지저분하게(?) 보일 정도로 뒷뜰에 대량으로 생겼습니다.

 

 

 

 

 

이대로 두면 안 될 것 같아서 우선 어떤 놈이 멋대로 우리집 뜰에 이런 짓을 했는지 여기저기 알아봤더니 지렁이가 범인이었습니다.

(뒷뜰에 지렁이 집은 엄청 많지만 실제로 지렁이는 거의 본적이 없었기에 지렁이 집이라는 걸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지금까지 지렁이는 흙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잔디에는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하고 무엇보다 미관상 너무 안 좋아서

뒷뜰에 있는 지렁이들을 퇴치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저희와 고민을 가지고 계신 분들도 생각보다 많았고 이미 지렁이를 퇴치하신 선배들이 후배(?)들을 위해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그중에 퇴치 효과가 가장 좋다는 동백기름을 짜고 난 뒤에 남은 찌꺼기(椿油粕)를 아마존(Amazon)에서 2천엔에 구입했습니다. 

(홈센터에서 간단히 살 수 있을 줄 알고 여러 군데의 홈센터를 돌아다녔지만 파는 곳이 없었습니다.)

 

 

 

 

 

토양 환경 개선도 되는 천연 유기 비료로 사포닌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고 써 있었습니다.

바로 이 사포닌 성분을 지렁이 퇴치에 사용합니다. 

 

 

 

 

 

봉투 안에는 아래와 같이 분말 형태로 냄새는 딱히 없었습니다.

 

 

 

 

 

하루가 지렁이들을 보고 겁먹을까 봐 평일에 유급 휴가를 내고 하루가 유치원에 가 있는 동안에 지렁이와의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우선 지렁이 집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뒷뜰 전체에 골고루 뿌려 주고 난 뒤에

 

 

 

 

 

 

 

 

 

 

 

물을 뿌려주면 사포닌 성분이 아래 사진처럼 거품이 일어나고 

 

 

 

 

 

인터넷의 지렁이 선배들의 정보에는 이 거품들이 흙 속으로 스며들면서 지렁이들의 미끌 미끌한 부분을 전부 씻어 내서

지렁이들이 흙 밖으로 나와서 도망간다고 했습니다.

지렁이들이 동시에 도망치는 모습이 호러 영화보다 그로테스크해서 꿈에도 나 올 정도라고 많은 분들의 블로그에 쓰여 있었기에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니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충격적이었습니다. 0_0;;;

우선 그 많은 수에도 놀랐지만 동시에 여기저기 뛰쳐나와서 발버둥 치는 모습이 정말로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쉴 새 없이 기어 나오는 지렁이를 카요와 둘이서 나무젓가락으로 비닐봉지에 주워 담았는데  

사진 한 장 찍을 틈이 없을 정도로 계속 지렁이를 잡아야 했습니다.  (나중에 생각했지만 안 찍길 잘했다고 느낄 정도로 징그러웠습니다)

처음에는 카요도 저도 꿈틀거리는 지렁이가 너무 징그러워서 젓가락으로 잡기도 힘들었는데

나중에는 한 번에 두 마리도 잡고 마치 아이가 놀이를 하듯이 지렁이가 잡는 거에 거부감이 없어졌습니다. ^^;;

하지만 중간중간 뱀처럼 큰 지렁이들이 나오면 역시나 깜짝 놀랐습니다.

이날 카요와 둘이서 2시간 동안 200마리가 넘는 지렁이를 잡았는데 지렁이를 담은 비닐봉지가 무거울 정도였습니다.

 

사진은 없지만 뒷뜰에 설치해 둔 보안 카메라가 저희들의 지렁이와의 전쟁을 전부 기록해 주었습니다.

*지렁이는 안보이니 안심하시고 보셔도 됩니다.

 

 

 

 

2시간 동안 계속 잔디를 밟고 다니며 지렁이와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났더니 뒷뜰이 정말로 전쟁터와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뒷뜰은 2주일 정도 지나고 나서 아래와 같이 지렁이 집이 생기기 전의 모습을 어느 정도 되찾았습니다.

지렁이 퇴치에 대한 지식과 경험도 쌓였고 퇴치도 성공했지만 두 번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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