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라노몬(虎ノ門)에 있는 거래처에 들렸다가 같이 간 회사 선배가 토라노몬에 와서 안 먹고 가면 손해라고 할 정도로
맛있는 소바 집이 있으니 점심은 꼭 소바를 먹고 가자고 해서 선배가 안내하는 대로 따라 갔습니다.
가게는 아래 사진에 보이는 토라노몬 힐즈(虎ノ門ヒルズ)의 근처였습니다.
근데 선배를 따라간 곳에는 작은 건물 주변에 사람들이 엄청 늘어서 있었는데 간판 하나 없었고 소바집처럼 안 보여서 정말로 여기가
소바집인가?라고 느꼈는데 개점 40분 전부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걸 보면 확실히 맛집은 맛집인 거 같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맛있다고 해도 아직 가게 문도 안 열었는데 그것도 더운 날이었는데 4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니...'이렇게까지 해서 먹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손님들은 계속 늘어서 저희가 서 있던 뒤로도 엄청 많은 사람들이 늘어섰습니다.
가게 문이 열리길 기다리면서 핸드폰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땡볕에 핸드폰 화면도 잘 안보였습니다 -_-;;
드디어 가게 문이 열렸는데 가게 안이 좁아서 한 번에 몇 명씩 밖에 못 들어가서 기다려야 하는 시간은 점점 늘어 갔습니다.
하염없이 기다리다 보니 점점 저희들의 차례가 가까워지면서 가게 문이 보였는데 간판이 없는 줄 알았는데 일부러 감춘 듯이 가게 이름을
영문으로 표기한 아주 작은 명패(?)가 하나 벽에 달려 있었습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저희 차례가 되어서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어두운 실내 안이 상당히 모던한 분위기로 꾸며져 있었는데 의자는 없고 가게 중안에 위치한 큰 테이블(?)에서 서서 먹는 방식이었는데 손님 중에 여성분들도 많았던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입구에서 직원분에게 주문을 하고 식권을 받아서 또 자리가 나기를 기다려야 했는데 통로가 좁아서 벽으로 바짝 붙어서 기다리라는 직원분의 차가운 말투가 조금 밉게 느껴져서 오래 기다린 것도 있고 가게의 첫인상은 좋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꽃 장식들 줄이고 먹는 자리를 늘리면 손님들도 그만큼 기다리는 시간이 줄어들 텐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도 더운 날씨에 많이 지쳐서 그런지 불평불만만 늘어 갔습니다 ^^;;)
그리고 가게의 룰 인지는 모르겠는데 가게 안은 상당히 조용하고 손님들도 조용히 소바만 먹어서 정적만이 흘렀습니다.
사진 가장 안쪽에 보이는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계신 분이 점주인데 예술가 같은 분위기였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대단하신 분이시더군요.
드디어 주문한 음식을 받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반드시 곱빼기를 시키라는 선배 말대로 니쿠 소바(肉そば 고기 소바) 곱빼기를 시켰는데 제가 생각했었던 모습과는 너무 달랐습니다.
소바라고 했는데 소바라기보다는 마치 규동(牛丼 소고기 덮밥)처럼 보였습니다.
라유(ラー油 고추기름)로 맛을 낸 츠유(つゆ)에 듬뿍 담긴 고기와 함께 찍어 먹었는데.... 헉!!
맛있다!!! 예상을 깬 비주얼보다 소바의 개념을 날려버리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소바랑은 전혀 다른 음식이었습니다)
차가운 면과 함께 살짝 매콤한 츠유의 맛이 소고기가 입 안에서 환상의 하모니를 연주하면서 목구멍으로 술술 넘어 갔습니다.
날계란도 준비되어 있어서 중간에 계란을 풀어서도 먹었는데 이건 또 이거대로 맛있었습니다.
곱빼기라 양이 적은 편이 아니었는데 정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그릇을 깨끗하게 비우고 한 그릇 더 먹고 싶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다시 줄 서서 먹을 수는 없기에 다음에 꼭 카요 데리고 다시 와야지~~라고 다짐하며 가게를 나왔습니다.
소바가 너무 맛있었기에 나중에 가게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보니 일본에서 가장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는 타치 구이(立食い 서서 먹는) 소바 집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가게 안에 시마 사장의 작가가 직접 그림과 함께 사인도 걸려 있어서 작가가 방문했었나 보네~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시마 사장의 7권과 8권에 등장했었더군요.
시마 사장 7권의 한 장면
시마 사장 8권의 한 장면 (7권보다 8권에서 가게랑 소바가 더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네요)
위에도 언급했듯이 카요를 데리고 다시 또 가고 싶었는데.....
너무나 아쉽게도 가게는 폐점을 했습니다.
그렇게나 인기였는데 왜 가게 문을 닫았는지 정보를 찾아보니 점주가 다른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라는 거 같았습니다.
(가게 문을 닫는 걸 발표한 뒤로 여기저기 잡지들도 폐점 이유에 대해 취재가 많았던 거 같습니다.)
폐점 후에 닛신(日清)에서 "시마가 사랑한 환상의 타치구이 소바 토라노몬 미나토야"라는 컵라면을 출시해서
반가운 마음에 사 먹어 봤는데...역시나 인스턴트로 재현할 수 있는 맛이 아니었습니다. -_-;;
미나토야는 폐점을 했지만 오오테마치(大手町)에 미나토야2 라는 점포가 있다고 하는데 아직 가본 적은 없지만 그곳도 항상 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 것 같습니다.
미나토야2도 같은 점주인지는 모르겠지만 똑같이 간판이 아닌 명패가 달려 있어서 가게 위치를 찾기가 힘든데 비지니스맨이 길게 늘어서 있는 곳을 찾으면 된다고 하네요 ^^
이제는 사라져 버린 환상의 소바집 '미나토야' 제 평점은 5점 만점에 4.5점입니다.
미나토야 주소 : 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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