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생활기/2022年

[한일부부/일본생활] 일본에서 허리 디스크 수술 / 인생 첫 전신 마취

하루 아빠 2022. 10. 22.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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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전시회 준비하면서 짐 나르다가 허리를 삐끗한 뒤로 허리 통증을 느끼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
허리 통증이 가라 앉음과 동시에 왼쪽 엉덩이부터 종아리까지 통증과 함께 저림이 발생했는데 회사에서 미팅 중에도 자세를 계속 바꾸면서 마사지를 해야 할 정도로 힘들어서 집에서는 하루와 하루 엄마가 틈날 때마다 마사지도해주고 파스도 붙여봐도 전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여서
9월 11일에 일요일에도 진찰을 보는 집근처 관절&척추 전문 병원에 진찰을 받으러 갔습니다





초진(初診)이라 접수하고 이것저것 서류 기입해서 진찰권을 작성하고 잠시 앉아서 대기하다가 진찰실로 들어갔더니 젊은 의사 선생님이셨는데 침대에 누우라더니 골반과 다리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아프냐고 물어보시더니 우선 X레이(일본에서는 '렌트겐'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랑 MRI 찍고 다시 한번 보자고 하셔서





바로 X레이랑 MRI를 찍고 (MRI 촬영에 20분 정도 걸렸는데 이렇게 오래 걸리는 줄 몰랐습니다)
MRI 촬영 대기하는 동안 복도의 TV에서 수술 장면이 계속 나왔는데 보고 있자니 조금 심란해 지더군요





그렇게 촬영을 마치고 다시 진찰실로 들어갔더니 바로 헤르니아(Hernia : 한국에서는 흔히 '디스크'라고 부르는)라고 진단받고
이 정도면 통증이 꽤 있었을 텐데 아프지 않았냐면서 수술을 권유받았습니다.
잠시 생각하다가 수술을 하지 않으면 더 상태가 나빠질 것 만 같아서 수술하기로 했더니 수술 담당 선생님과의 면담 일자를 2주 뒤로 잡고
이날은 2주간의 진통제를 처방받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2주 뒤의 9월 25(일)에 수술을 담당할 선생님과 면담을 했는데 수술을 할지 안 할지는 순전히 환자의 선택 사항이라면서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보길래 응? 근데 수술 안 하면 증상은 안 변하지 않냐고 되물었더니 수술하지 않는 이상 좋아지지는 않지만 통증을 참으면서 끝까지 수술을 안 하는 환자도 있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언젠가는 해야 할 테니 그냥 수술하겠다고 되도록 빨리 할 수 있는 날자를 잡아 달라고 했더니 2주 뒤의 10월 16(일)에 가능하다고 해서 바로 수술 스케줄을 잡았습니다.
(이곳은 관절과 척추 전문 병원이라 대학 병원과 달리 수술 날짜를 빨리 잡을 수 있고 토&일에도 수술을 진행하는 곳이라 평판이 좋았습니다)





수술 전 검사를 위해 9월 29일(목)에 다시 병원을 방문해서 이번에는 CT촬영, 혈액&혈압, 소변 검사, 심전도 검사를 하고




수술 방법과 주의 사항을 설명받고 각종 동의서에 서명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동의서 내용을 천천히 살펴보고 서명을 하면서 아~ 정말로 수술하는구나~라는 실감이 들면서 조금 두려운 느낌도 있었습니다.





입원 전날인 10월 14(금)에는 하루 휴가를 내고 입원 준비를 했습니다. (입원 전에 PCR 검사도 받아야 했습니다)
이날은 하루의 수업 참관일이기도 했기에 하루 엄마랑 같이 학교에 가서 하루가 공부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교실 뒤에 서 있다가 허리랑 다리가 너무 아파서 도중에 밖으로 나와 수업이 끝날 때까지 밖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있었습니다
입원할 때 보증금으로 현금 10만엔을 맡겨야 해서 은행에 가서 돈도 좀 뽑아 오고 지난번에 받은 입원 설명서에 써 있는 준비물을 하나씩 챙기고 나서 평소보다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렇게 다가 온 입원 날 아침...
아침 10시까지 병원에 도착해야 해서 일어나서 서둘러 짐을 챙기고 하루 엄마가 병원 앞까지 차로 태워다 줬습니다.
(코로나 감염 대책으로 가족 동반도 면회도 안되었습니다)
입원 수속을 마치고 났더니 폐렴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해서 가슴 쪽 CT촬영을 하고 문제없다는 게 확인된 뒤에 병실로 안내받았습니다. 병실은 4인실, 2인실, 1인실 중에 고를 수 있었는데 입원 기간이 며칠 안 되는 것도 있어서 추가 비용이 안 드는 4인실로 골랐습니다
(4인실을 저와 옆자리 어르신을 합쳐서 2명이서 사용 했습니다)




병실에 침대가 놓여 있는 스페이스가 넓은 편이었는데 아래 사진의 비어 있는 스페이스는 수술 후에 회복기간에 산소마스크를 연결하기 위해 침대를 옮기기 위한 스페이스라고 했습니다.






놀이동산도 잘 안 가다 보니 이런 팔찌 차 보는 건 정말로 오랜만이었네요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누웠더니 아~ 입원했구나...
수술은 내일이니 오늘은 잠이나 그냥 실컷 자 둬야겠다~라는 생각뿐이었는데 실제로는 긴장하고 있는지 딱히 잠이 안 와서 누워서 계속 핸드폰만 만지작 거리면서 자판기에서 음료수만 뽑아 마셨습니다





병원 침대는 전동으로 여기저기 높이 조절이 잘 되니 좋더군요 나중에 나이 들면 가정용으로 하나 사야지~




잠시 누워서 쉬다 보니 점심으로 도시락이 나왔습니다
이곳은 식당도 매점도 없는 병원이라 배달 도시락과 음료수 자판기 말고는 없다는 소리를 듣고 중간중간 먹을 빵이랑 과자를 챙겨 왔습니다
도시락은 양은 적었지만 맛은 괜찮더군요





도시락을 먹고 화장실도 갈 겸 입원실을 한 바퀴 돌아봤습니다.





타월이랑 갈아입을 환자복은 샤워실 앞에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이날 저녁에 샤워를 했는데 샤워실도 깨끗하고 수압도 강하고 좋더군요
관절 & 척추 수술하는 사람들만 있는 병원이라 그런지 세면대도 샤워실도 전부 앉는 곳이 있고 높이도 앉은 높이에 맞게 달려 있었습니다




저녁에는 내일 수술을 담당할 간호사분이 오시더니 몸상태를 체크하시고 나서 양 발등에 원피스 동료의 증표도 아니고 유성펜으로 X 표시를 하시더군요.
(이유는 들었는데 까먹었습니다 ^^;)




수술 전날이라 이날 21시 이후에는 금식이었는데 병원에서 제공된 OS-1(경구 보수액)은 다음날 아침 7시까지 2병을 마셔 두라고 했습니다
(수술은 아침 9시 시작)




포카리스웨트로 유명한 오츠카 제약에서 판매 중인 경구 보수액 OS-1





옆 침대에 계신 어르신이 밤새 안 주무시면서 계속 뒤척이시고 중간중간 전등도 켜시는 바람에 거의 잠을 못 잔 상태로 수술 맞이한 수술 당일 아침...
간호사 분이 링거(일본에서는 텐테키点滴라고 부릅니다)용 바늘을 놓아주셨는데 수술 중에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조치하기 위해 가장 큰 바늘을 놓아야 한다면서 조금 아플 거라고 하셨는데 확실히 주사보다는 조금 아프더군요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화장실도 다녀온 뒤에 이유는 모르겠지만 수술 전에 신으라고 준 압박 양말도 신고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나서





수술실 들어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사진 한 장...
수술실까지는 스트레쳐에 누워서 운반(?) 되었는데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며 지하 수술실까지 가는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자니 솔직히 긴장되더군요
수술실에 도착해서는 생년월일, 이름, 수술내용을 확인하고 수술대로 이동하니 마취 담당 선생님이 인사하고 산소마스크를 씌워 주시고 나서 지금부터 졸리는 약을 넣을 테니 편하게 있으라고 해서 잠드는데 얼마나 걸리는지 속으로 시간을 세어 봤는데 하나.. 둘...(어~어~눈이 감기네..)셋... 이후로 기억이 없었습니다. 전신 마취는 이날 처음 해 봤는데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습니다.





키무 상~~ 키무 상~~ 키무 상~~~ 이라는 소리에 눈을 떴더니 수술실이었는데 수술이 끝났다고 정신이 드냐고 해서
괜찮다고 대답을 하고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더니 이대로 병실로 이동한다고 들었는데 그 뒤에 또 잠시 정신을 잃었습니다.
그렇게 다시 눈을 떴더니 병실로 옮겨진 뒤였는데 담당 간호사분이 움직이지 말고 이대로 3시간은 누워 있어야 한다고 화장실도 가고 싶을 때는 자기 부르라면서 뭐 필요한 거 있냐고 해서 서랍에 있는 핸드폰 좀 꺼내 달라고 해서 하루 엄마에게 수술 끝나고 병실로 돌아왔다고 메시지를 남기고 사진 한 장 찍었더니 몰골이 말이 아니더군요
(회사 핸드폰을 열어 봤더니 같은 과 사람들로부터 괜찮은지 안부 메시지들이 들어와 있었기에 수술 잘 끝났다고 연락을 했습니다)
수술할 때 목으로 튜브도 넣는다고 들었는데 그 때문인지 목도 좀 아프고 위화감을 느꼈습니다





아직 마취가 덜 깬 건지 조금 멍~한 상태였는데 발가락도 다리도 잘 움직이고 그동안 있던 다리의 통증과 저림도 못 느꼈습니다
단지 수술 부위의 통증은 조금 있었습니다





제 손에 작은 병도 하나 쥐어져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수술로 제거한 추간판(椎間板, 디스크)이 들어 있었습니다.





흔들어 보니 추간판들이 눈처럼 떠 다니는 게 마치 스노우돔 처럼 보이더군요 ^^;





2시간 정도 지나고 난 뒤에 수술해 주신 선생님이 오시더니 상태 괜찮냐면서 물어보시더니 걸어 보라고 하시더군요
어? 근데 3시간은 산소마스크 쓰고 움직이지 말라고 들었는데요?라고 물어봤더니
괜찮아~괜찮아~라면서 산소마스크도 심전도계도 전부 제거하고 걸어 보라고 해서 침대에서 일어났더니
어때? 괜찮지? 내일 퇴원할래?
어? 퇴원은 내일까지 안정하고 나서 내일모레라고 들었는데요?
괜찮아~괜찮아~집에서 안정 취하면 여기서 누워 있는 거랑 똑같아~ 어떡할래? 퇴원할래?라고 하셔서
그럼... 내일 퇴원하겠습니다 하고 갑자기 퇴원일이 하루 앞당겨져서 하루 엄마에게 연락해서 다음날 데리러 오라고 연락했습니다
잠시 뒤에 간호사분들이 오시더니 00 선생님이 달아둔 거 다 제거하고 내일 퇴원해도 된다고 했다면서요? 00 선생님은 항상 이런 식이라면서 곤란해하셨습니다^^;

잠시 안정을 취하고 난 뒤에 걷기 연습도 할 겸 화장실에 갔더니 수술 끝났을 때랑 비교하면 몰골이 좀 괜찮아 졌더군요
이날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링거로 진통제를 포함하여 수액을 6봉지 정도 때려 넣었던 거 같습니다
요즘은 예전과 달리 내시경으로 수술을 해서 환자에 부담도 적고 회복도 빨라서 이렇게 빨리 걸을 수 있고 퇴원도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수술이 끝나고 난 뒤에도 저녁까지 금식이었기에 이날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무것도 못 먹어서 배가 엄청 고팠기에 저녁 6시에 도시락이 나오자마자 허겁지겁 먹고 입원할 때 사 가지고 온 빵을 2개 더 먹고 과자까지 먹고 나서야 만족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뒤로는 수술이 끝났다는 안도감과 함께 다음날 퇴원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가벼워져서 이때부터는 편하게 쉬었는데 30분 간격으로 간호사분이 오셔서 링거 수액 체크, 체온과 혈압, 수술 부위 확인을 하셨습니다 (새벽에도 계속 상태를 확인하러 오시더군요)
그런데 무릎 뒤쪽이 쓰라려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보니 아래 사진처럼 벌겋게 쓸려 있어서 뭐지? 하고 간호사분께 물어봤더니
압박 양말로 쓸린 거 같다고 했습니다.
(쉬고 있다 보니 마음이 편안해져서 인지 이제는 회사일이 걱정돼서 회사 핸드폰으로 메일 체크를 하고 출근하면 해야 할 일들을 정리했습니다 )
이날 밤에도 옆 침대 어르신 때문에 잘 못 잤지만 다음날 퇴원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고 밤새 유튜브도 보고 넷플릭스도 보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분은 상태가 많이 안 좋으신지 장기 입원 중으로 매일 오전&오후 재활 치료를 받고 계셨습니다)





그렇게 퇴원하는 날 아침... 조식으로 나 온 빵을 간단히 먹고 나서





접수계에서 청구서를 가지고 와서 보니 비용이 약 9만 엔이었습니다.



일본에는 '한도액 적용 인정 (限度額適用認定)'이라는 제도가 있어서 고액의 의료비가 발생했을 시에
연간 수입에 따라 다르지만 자기 부담금 이외의 초과 비용에 대해서는 상당액을 면제해주는 제도가 있어서
고액의 병원비에 대한 부담이 적습니다
(아래 표를 보면 연간 수입이 370만원 이하일 경우에는 자기 부담금 5만7600엔 이외는 전액 면제)


저는 이번에 발생한 수술비용 약 9만엔도 회사에서 따로 들어준 보험이 있어서 (보험료는 전액 회사 부담) 치료가 끝난 후에 전액 청구하라고 해서 문제가 없으면 실질적으로 비용은 0엔이 될 것 같습니다.
이럴 때는 정말로 회사에 감사함을 느끼고 직장 다니고 있길 잘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병원에서 퇴원할 때는 반드시 누군가 데리러 와야 한다고 해서 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서 하루 엄마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창문으로 하루 엄마가 보이자 드디어 집에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엄청 반가웠습니다 ㅎㅎㅎ




회사에서는 무리하지 말고 푹 쉬라고 했지만 일이 신경 쓰여서 월요일은 퇴원한 날이라 급한일만 처리하고 누워서 쉬고
화요일, 수요일은 천천히 쉬면서 자택 근무하고 목요일은 하루 출근해서 퇴원 인사를 하고 밀린 일들을 처리하고 퇴근했는데
하필이면 이날 퇴근길 전철이 사고로 멈춰서 평소와 달리 신주쿠를 경유해서 숨쉬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꽉꽉 찬 지옥 전철을 타고 퇴근했습니다(하루 엄마가 집 근처 역까지 마중 나와줘서 집까지는 편하게 갔습니다)

금요일은 다시 휴가를 내고 수술 후 경과 관찰을 위해 다시 병원에 들려서 MRI도 찍고 수술 부위를 확인했는데 수술 부위도 문제없으니 오늘부터 진통제 안 먹어도 되고 목욕도 해도 되지만 한 달 정도는 재발 가능성이 있으니 운동이나 과격하게 움직이지 말고 조심하고 한달 뒤에 다시 경과 확인을 위한 X레이 검사 예약을 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수술 부위의 통증은 아직 조금 남아 있지만 그동안 힘들었던 엉덩이와 다리의 통증과 저리던 증상이 깔끔하게 사라져서 아주 편해졌습니다.

저도 이제는 중년이라고 불리는 40대이니 앞으로는 조금 더 몸과 건강 관리에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아래 사진진은 수술 후(위)와 수술 전(아래)의 비교 사진으로 신경을 누르고 있던 추간판이 제거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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