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집으로 이사 온 뒤에 제 방을 만들었던 적이 있는데 (지금은 비 오는 날 빨래 넣어 두는 방이 되었지만)
[일본에서 집사고 꾸미기] - 05.01 내 방이 생겼다.
그때 컴퓨터 할 때 쓸려고 아래 사진의 의자를 사서 한동안 편하게 쓰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의자에 앉아 있으면 허리도 아프고 무언가 불편하게 느껴져서 왜 그런가 하고 원인을 찾아봤더니
바로 앉는 부분의 좌석의 길이가 길어서 허리가 등 받침대에 닿지를 않았습니다.
그래서 허리가 굽어지면서 점점 자세가 나빠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케아(IKEA)나 니토리(ニトリ 이케아 같은 일본의 가구 판매 체인점)에 들릴 때마다 자꾸 의자에 눈이 가서 앉아 보면
역시나 좌석 사이즈가 알맞아서 몸을 감싸 주는(?) 것과 같이 엄청 편했습니다.
이참에 그냥 의자 새로 사서 갈아 치울까 하고 가격표를 보면 헉!...... 의자라는 게 싼 물건이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제가 산 의자는 6천엔 정도로 쌌는데... 역시나 싼 게 비지떡인가...)
그렇게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지난 주말에 그냥 의자를 뜯어고쳐 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가볍게 등받이와 좌석 부분을 분리했습니다.
(매번 후회하는 점인데 일을 시작하기 전에 계획을 세우고 진행해야 하는데.... 이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하다 보면 어떻게 되겠지 라는 생각에 우선 그냥 뜯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이라는 게 참 쉽게 변하지 않네요...)
부직포를 뜯다 보니 '타카'로 얼마나 박아 두었던지 그거 일일이 제거하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타카 심을 제거하던 중에 '응? 이 부분 잘라 버릴 부분인데 내가 왜 이거 힘들게 빼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남은 부분은 거침없이 부직포를 뜯어 버렸습니다. ^^;;
(집에 타카도 없는데 나중에 어떻게 다시 부직포를 고정시킬 건지는 생각도 안 했습니다. ㅎㅎㅎ)
소파는 합판 위에 저렴하다 못해 싼티(?)를 풍기는 마블 스펀지를 얇은 스펀지와 겉피로 뒤덮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블 스펀지를 합판에 본드로 붙여 놓아서 합판에서 뜯어낼 때 마블 스펀지가 쪼개(?) 졌습니다.
실내 작업을 마치고 드디어 합판을 잘라낼 시간이 되어서 현관 앞으로 나와서 전기톱으로 합판을 잘랐습니다.
합판 자를 때도 '좀 삐뚤어지면 어때'라는 생각으로 그냥 눈대중으로 대~~ 충~~ 대~충 잘랐습니다.
합판 자르는 거는 톱밥 많이 나오는 거 말고는 별로 문제가 없었는데....
생각도 안 했던 마블 스펀지 자르기에 꽤 고생을 했습니다.
마블 스펀지를 잘라 본 것도 이날 처음이라 그런 것도 있었겠지만 톱으로도 안 잘려~~ 칼로도 안 잘려~~~
결국 큰 가위를 들고 나와서 조금씩 조금씩 잘라나가야 했는데 정말로 잘 잘리지도 않고 어찌나 힘들던지....
그렇게 고생 고생하며 겨우 좌석을 원하는 사이즈로 자를 수 있었습니다.
좌석에 붙은 많은 톱밥과 마블 스펀지 찌꺼기를 전부 털어내고 난 뒤에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역순으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집에 '타카'가 없어서 이걸 어떻게 고정해야 하나....(처음부터 생각해 두고 작업해야 하는데 이 시점에서야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이지만)하고 고민을 하다가 합판의 두께를 고려한 못 고른 뒤에 합반 반대편으로는 절대 안 나오도록 못을 반 정도 박은 뒤에 못을 반으로 접어서 겉피 부분을 잡아 주도록 했습니다.
못을 다 박고 난 뒤에는 못 머리 부분은 글루건으로 만약을 위해 몰딩 처리를 해두었습니다. (사진 찍는 건 깜빡했네요)
여기저기 자세히 뜯어보면 마감이 엉성한 부분들이 있지만 어찌어찌 좌석 부분이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ㅎㅎㅎ
조립은 분해의 역순으로 나사 몇 개 조이는 걸로 가볍게 끝났습니다.
이제야 좌석이 알맞은 사이즈가 되어서 앉기 편해졌습니다.
좋은 의자의 그 안락함은 느낄 수 없지만 이전에 비해 허리에 부담이 많이 줄어서 한동안은 이 의자를 계속 사용해야겠습니다.
그러다가 무언가 또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생기면 그때는 정말로 편하고 안락한 의자를 새로 사는 걸 고민해 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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